김혜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바야흐로 파크골프가 대세다. 해변과 공원 곳곳에서 경쾌한 타구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된 이 스포츠는 2000년 국내에 소개되었다. 초창기에는 장애인 생활체육에서 먼저 도입이 되었다. 당시 진주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복지시설로 상락원 파크골프장을 만들었다. 공식적으로 보급된 것은 2004년 서울 여의도 한강 둔치에 9홀 코스이다. 소외 계층을 위한 따뜻한 스포츠로 시작된 파크골프가 이제는 전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생활 체육의 총아로 거듭난 것이다.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등록 회원은 약 14만 2천 명에 달한다. 4년 전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협회에 등록하지 않고 즐기는 동호인까지 포함하면 실제 인구는 6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영광군도 약 1천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토록 인기가 높은 이유는 명확하다. 일반 골프의 1/10 수준인 저렴한 비용, 도심 접근성, 그리고 배우기 쉬운 규칙 덕분이다. 건강 효과 또한 탁월하다. 18홀을 돌면 약 1.5~2km를 걷게 되며 5~6천 보의 운동 효과가 발생한다. 이는 노년층 의료비 절감이라는 사회적 편익으로 직결된다.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파크골프장 조성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전국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은 약 390여 개소에 이른다. 영광군도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 현재 홍농읍의 한빛파크골프장(36홀)을 필두로, 불갑저수지의 수려한 경관을 품은 불갑파크골프장(18홀), 지난 10월 개장한 묘량파크골프장(18홀)까지 18홀 이상의 파크골프장은 3개가 운영되고 있다. 성산근린공원 정원형 파크골프장(18홀)까지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맹점이 있다. 전국 대회 개최가 가능한 ‘공인구장’은 2024년 1월 기준 전국 33곳(약 8%)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나머지는 규모가 작거나 규격 미달인 동네 체육시설 수준이다. 영광군은 아직 공인구장이 1개소도 없는 실정이다.

영광군에 파크골프장과 참여하는 군민이 늘어나는 것은 그동안 여가없는 농촌생활에 커다란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한빛파크골프장은 한국에서 대한민국 10대 코스로 선정된 파인비치골프장(해남군)에 견줄만하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불갑파크골프장도 수변공원의 수려한 경관과 어우러진 입지를 자랑한다. 하지만 동호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역부족이다. 늘어나는 동호인 수에 비해 홀 수는 턱없이 부족하여 주말이면 ‘대기 전쟁’을 치러야 하고, 비좁은 코스와 안전 시설 미비, 편의시설 부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무엇보다 전국 규모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공인인증’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영광군이 단순한 구장 보유를 넘어 파크골프의 성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첫째, 36홀 이상의 규모화와 대한파크골프협회 공인인증 획득이다. 18홀 규모로는 체류형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으며, 각종 대회를 치르려면 최소 36홀 규모가 필요하다. 전남 화순, 영암이나 강원 화천이 수십억의 경제 효과를 누리는 이유는 수천 명이 참가하는 전국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대규모 공인 구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영광군도 신규 부지 확보나 기존 구장 확장을 통해 정식 규격을 갖춘 명품 구장을 조성해야 한다.

둘째, 편의시설 확충이 절실하다. 휴게실, 먼지털이기 등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나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시설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 파크골프의 역사가 장애인 체육에서 시작되었듯, 영광군 파크골프장도 휠체어 이용자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평탄화 작업과 전용 화장실 등 세심한 배려가 깃든 시설로 개선된다면 대한민국 베리어 프리 파크골프장 모델이 될 것이다. 아울러 실내 파크골프장도 조성한다면 상시 연습과 사계절 운동에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지역 관광 자원과의 과감한 연계다. 운동만 하고 떠나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오전에 라운딩, 점심엔 굴비 한정식, 오후엔 백수해안도로 드라이브’로 이어지는 1박 2일 패키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파크골프 주 이용층인 시니어 세대는 구매력이 높은 관광 소비층이기도 하다. 이들을 영광의 맛과 멋으로 붙잡아둘 전략이 필요하다.

파크골프장은 단순한 공놀이 터가 아니다. 군민에게는 100세 건강을 선물하는 복지 시설이자, 지역 경제에는 외지인의 지갑을 여는 ‘굴뚝 없는 공장’이다. 전국에 널린 그렇고 그런 구장이 될 것인가, 아니면 전국 60만 동호인이 꼭 한 번 와보고 싶어 하는 ‘성지’가 될 것인가. 지금 영광군의 과감한 결단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