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인구교육정책실장 김효선
한 국가나 사회의 출산율을 나타내는 지표의 한 종류로 “합계출산율”이 있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평생 동안(가임연령15~49세)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로서 국가별 출산율의 비교나 한 사회의 인구수 변화 예측을 위한 기본 자료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나 사회가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은 약 2.1명으로 본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960년대 산업화 시기에는 5~6명으로 매우 높았으며, 이후 빠른 인구 증가에 대비하여 산아제한 등 인구억제정책을 펼쳤던 바 있다. 그러나 1980년에는 2.9명, 1990년에는 1.6명으로 떨어지면서 2024년에는 0.75명 으로 지속적인 감소를 나타내다가 2024년도에 0.03명으로 상승하였으나 아직도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 출산율(2020년 기준 1.5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중앙정부가 지난 15년간(2006~2021) 저출산 문제 해결에 280조 원을 투입한 결과치고는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출생통계에 영광군이 6년 연속 전국 지자체 중 합계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위기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성과를 유지한 점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출산율 1위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이 결과가 나오기까지 영광군이 어떤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아이키우기 좋은 지역을 만들어 갈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집 장만과, 출산후 양육비 부담, 믿고 맡길 아이 돌보미 등 현실적인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광군은 전국 최초로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결혼과 출산, 양육 전반에 걸쳐 미혼 남녀와 신혼부부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세가지의 정책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왔다.
첫째 신혼부부 주거비지원으로 결혼을 장려한다. 청년들이 결혼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주거비 부담이기 때문이다. 또한 영광군은 신혼부부가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월 최대 15만원, 3년)과 LH(한국주택공사) 행복주택(총 300세대) 우선 공급 등 신혼부부 대상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결혼장려금도 500만원도 지원하고 있다.
둘째 다양한 출산, 양육비 지원 강화로 경제적 부담을 해소한다. 출산 후 가장 큰 부담을 경제적 비용과 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이라고 생각하고 첫째아 출산시 500만 원, 둘째아 1,200만 원, 셋째아~다섯째아 3,000만 원, 여섯째아 이상 3,500만 원의 양육비를 차등 지급하고, 첫만남 이용권을 첫째아 200만 원, 둘째아 이상 300만 원, 산후조리비 50만 원, 출산축하용품 구입비 30만 원 등 그 외 30여 개 지원을 통해 결혼에서 육아기간 동안 10,026만 원~최대 13,176만 원을 지원하여 출산과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셋째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조성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가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곳이 있는가’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의 경우 보육시설이 부족하면 육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를 위해 아빠육아휴직장려금 지원(월 50만원, 최대 6개월), 시간연장 보육서비스 확대(16시→19:30까지), 아이돌봄서비스 지원(181명)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한다.
넷째 체계적이고 일관된 행정지원과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정책 추진을 위해 인구정책관련 전담부서를 신설하여 운영한다.
2020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급락함에 따라 영광군에서는 저출산·고령화, 청년 이탈로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영광을 만들기 위한 세밀한 행정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임을 감지하고, 지난 2019. 1월 인구교육정책과를 신설하여 출산·양육 친화 사회기반 조성, 미래 역량을 갖춘 창의적 인재 양성 및 평생 교육, 청년 지원사업 등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가능한 영광을 만들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했다.
앞으로, 영광군은 합계출산율 6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한 결혼, 출산, 양육정책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하반기에는 영광청년육아나눔터를 개소하여 맞벌이 가정 등 아이를 가지고 있는 모든 군민이 안심하고 육아할 수 있는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교육재단 설립, 청년지원사업 확대, 이모빌리티 및 수소산업 등 미래성장동력 산업 육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으며, 2026년에는 공공산후조리원을 건립하여 경제적 부담없이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한 회복을 도와 임신과 출산을 원하는 모든 가정이 차별없이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합계출산율 6년 연속 전국 1위라는 성과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영광군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이루어낸 결과물이다.
영광군은 2021년 10월 행정안전부에서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소멸지수가 높은 편은 아니다. 다만,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 자연적 인구 감소는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1월 말 기준 영광군 인구가 52,272명으로 전년대비(2024년 1월말 기준 51,190명) 1,082명이 증가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한 아이가 태어나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영광군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드리고자 한다.
앞으로 영광군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결혼, 출산, 양육정책 추진으로 합계출산율 전국 1위 유지를 위해서는 정부의 충분한 재정지원과 특별한 인센티브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끝으로 영광군민들의 현실적인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결혼하여 아이 낳고 양육하기 좋은 환경’을 영광군민과 함께 만들어 같이 누리는 모두가 살고 싶은 영광군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는 말을 우리 영광군민들게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