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사 주지 덕상스님


1. 소임을 맡아온 시간들, 그 발자취 (주지스님의 약력, 경력)

흐르는 강물처럼 쉼 없이 이어진 세월 속에서, 이 몸은 본명(本名)을 내려놓고 법명(法名)으로 살고 있습니다. 제가 걸어온 길은 수많은 인연의 씨앗을 뿌리고 거두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한 걸음씩 내디딘 수행의 발자취였습니다. 제 약력과 경력은 숫자나 소임으로 나열된 기록이기보다, 마음속에 새겨진 깨달음의 흔적입니다.

2. 푸른 인연의 시작 (처음 스님으로 입문하게 된 계기)

속세의 번뇌가 아직 푸르던 시절,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본원(本願)의 울림이 있었습니다. 삶의 깊은 의미를 찾아 헤매던 그 때, 사찰의 고요함과 스님들의 청정한 모습은 마치 목마른 저에게 샘물과 같았습니다. 세상을 등진다는 비장함보다, 진정한 나를 찾고, 세상 모든 존재와 아름답게 연결되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 푸른인연의 길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3. 불교계에서의 활동 (불갑사 주지스님으로 오시기 전 불교계에서 활동하신 내용)

제 삶은 한 포기의 풀처럼, 혹은 한 줄기의 바람처럼 불교계 곳곳을 스쳤습니다. 가르침을 전하는 자리에서, 수행하는 도량에서, 그리고 고통받는 이웃을 돕는 보살행의 현장에서 머물렀습니다. 이 모든 약력(歷力)은 불갑사에 와서 꽃을 피우기 위한 준비였음을 깨닫습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정진한 모든 순간이 삶의 양식이 되었습니다.

4. 천년 고찰, 불갑사의 품에 안기어 (불갑사에 오신 후 불갑사에 대한 소감)

마치 오래된 어머니의 품에 안긴 듯한 평안함을 느꼈습니다. 불깁사 신도님들이 '부처님처음오신곳'이라며 신행활동을 하는것을 보며 성직자로서 뿌듯했습니다. 불갑사는 천년세월의 숨결이 느껴지는 도량입니다. 피안의 상사화 피고 지는 화사함, 웅지 서린 대웅전의 기운, 그리고 영광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이 깃든 아름다운 공간에 머물면서 깨달음을 나누는 일은 제게 크나큰 축복입니다.

5. 마음이 이끄는 대로 (불갑사에서 하시고 싶은 일)

크고 화려한 일보다, '마음을 보듬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친 이들이 잠시 머물러 평안을 얻고, 번뇌에 갇힌 이들이 자유를 찾는, 그런 쉼터 같은 절을 만들고 싶습니다. 불갑사의 아름다운 자연과 유서깊은 전통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이 자신 안의 부처를 발견하고 삶의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간절한 원입니다.

6. 스승님의 그림자를 따르며 (입적하신 만당 스님에 대해)

만당 스님은 저에게 큰 산과 같았습니다. 단순히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넘어, 깊은 깨달음의 가르침을 공유한 영적동반자였습니다. 스님께서 생전에 보여주셨던 자비와 원력은 지금도 제 수행의 길을 밝히는 등불입니다. 스님의 큰 가르침과 푸른인연을 가슴에 품고, 스님의 뜻이 불갑사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7. 영광의 등불이 되기를 (주지스님으로서 영광군민과 불교신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영광은 우리나라에 부처님법이 처음으로 전해진 성스러운 고장입니다. 그러기에 불갑사는 예로부터 여러분의 마음을 비추는 등불이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 속 자비로운 말 한마디, 따뜻한 행동 하나하나가 곧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마음을 고요히 관찰하고 사랑하십시오."

모두가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시기를 불갑사에서 간절히 축원합니다. 언제든 불갑사에 편이 오셔서 쉬어가십시오. 덕상합장

덕상스님 약력

-대한불교조게종 공주 영은사 주지

-대한불교조계종 보은 법주사 노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총무부 승려 복지회 사무국장 및 교육부 교육국장

-현 대한불교조계종 영광 불갑사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