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공무원 한마음대회


영광군은 지난주, 공공시설에서 ‘2025 영광군 노사화합 한마음 대회’를 개최하며 술판을 열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추태를 부렸다. 더욱이 원성과 논란을 사고 있는 본 행사는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행사를 할 수 없는 공공시설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비난을 피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번 행사는 무대 설치 비용을 비롯해 수 천만원의 예산이 편성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이번 행사를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무원 A씨는 “이렇게 행사를 하는 것보다 각 부서별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무리하게 행사를 진행한 것에 이해가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막대한 예산 퍼부은 풋살 구장 용도가 술판을 벌이는 장소로 전락

새롭게 지어진 영광군 스포티움 내 풋살 구장은 군민들의 건강증진과 여가활동을 위해 영광군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완공된 시설이다. 또한, 스포츠 대회 유치 시 훈련 및 대회를 위해 영광군을 찾은 기타 지역의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사용되는 공공시설이다.

스포츠 산업단 ‘문제 있다’ vs 총무과, 문제 없다‘ 진실 공방

해당 시설을 관리·담당하고 있는 스포츠 산업단 관계자는 “총무과에서 요청을 했기 때문에 불법인줄 알고 있음에도 어쩔 수 없이 대여를 승인했다”고 했지만, 총무과 고위 간부는 “스포츠 산업단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이번 행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스포츠 산업단에 물어봐라. 나는 그 부분에서 정확히 모른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했던 총무과에서 본 행사와 관련해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

공공체육시설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익 목적 외 사용이 금지되며, 음주 행위는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또한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라 목적 외 사용과 예산 집행 부적정은 감사 및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

군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영광군에서 노인 친선 게이트볼 대회가 치러질 당시, 영광군수를 비롯한 내빈은 의자에 착석해 개회식을 치루고 고령의 어르신들은 차디찬 맨바닥에 앉아 개회식을 치루면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말로만 하는 어르신 공경’, ‘낮은 군민, 군림하는 군수’ 등의 비아냥을 들었음에도 여전히 제자리걸음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이번에 또 사고를 친 것이다.

문제의 사건 당시, 주관 부서관계자는 “인조잔디 훼손의 위험이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번 노사화합 한마음 대회에서는 이러한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고 외면한채, 행사를 강행한 것이다.

하지만 영광군 공무원들이 참석한 ‘노사화합 한마음 대회’에서는 이러한 원칙과 규정이 철저히 배제된 채, 인조잔디 위에 무대를 설치하고 의자에 앉아 술과 음식을 즐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군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원성과 빈축을 사고 있다.

군민 J씨(74)는 “행사 사진 보니까 진짜 너무한다. 나이 먹고 힘없다고 무시하는거냐? 당장 군수실 들어가서 따지고 싶다. 원칙도 없고 공정함도 없다”며 분개해 눈물을 흘렸다. 또 다른 군민 S씨(49)는 진짜 우리 부모님을 비롯해 어르신들에 대한 예의가 너무 없는 것 아니냐“며 ”이것이 바로 내로남불의 정확한 팩트 아니냐”며 영광군에서 개최한 ‘노사화합 한마음 대회’를 한껏 조롱했다.

공무원 조직, 터질게 터졌다. 우리도 너무 힘들다.

공무원들 역시, 이번 행사에 대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 더욱이 본지에서 확인한 결과, 함평군을 비롯한 장성, 담양은 코로나 이후 영광군에서 개최한 ‘노사화합 한마음 대회’와 같은 행사를 지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담양군 홍보팀 관계자는 “요즘도 그런 행사를 하느냐”며 “신기하다. 부서끼리 하는 것도 아니고, 공무원들이 싫어할텐데, 그런 행사를 왜 하냐”며 의아해 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한 주무관 역시, “퇴근 이후에 이런 행사를 하면, 다음날 어떻게 일을 하라는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더욱이 본 행사에 대한 개최 여부에 문제제기를 한 일부 실·과장 및 읍·면장들은 개회식 이후 빠르게 자리를 뜨면서 논란을 피해가고자 했다.

군청 실과 모 과장은 “나이가 젊은 직원들에게 참석을 종용하고 강요하는 것이 너무나 미안했다”며 “이런 행사는 진짜 잘못 됐다. 하지 말았어야 할 행사였다”며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불법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시설 대여를 승인한 것은 명백한 책임 사안이며, 주최 부서와 대여 부서 모두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감사원 감사와 관련자 문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불법 점유 ▲간부 잔치 ▲이중 잣대 ▲예산 낭비 ▲조직 동원 ▲내부 반발까지 겹친 총체적 행정 붕괴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내로남불의 끝판을 보여주고 있는 영광군,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